[서울마이트리] - 식목일에 나무를 직접 심어봅시다
블챌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음 전시 리뷰를 이제는 정말 써야지 했다가.
4월의 대화내역을 보니...

이 날 전시를 보기 이전에 꽤 큰 컨텐츠를 했음을 깨달아서 먼저 이 내용을 다루고 내일 전시를 다루기로.
4월에 무엇을 했냐면, 식목일에 나무를 심은 것이다.
이번 해 연초에 본인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식목일에 나무 심기'가 있음을 알렸더니 ㄹㅇ 씨가 흥미로워 하며 함께하자 했기에 봉사일정이 따로 뜨는 것이 없는지 두어달 전부터 열심히 서치했었는데, 어떤 건물의 승강기에 붙어 있던 광고화면에서 흥미로운 걸 우연찮게 발견했던 것.
현대백화점에서 추진한 서울마이트리 행사였다.
https://www.ehyundai.com:443/mobile/event/EV/detail.do?&eventCd=B0349900&eventNo=30277
진행이벤트 상세 | 현대백화점
‘내 나무’가 식재될 공원 선택하기 먼저 공원을 선택한 뒤, 원하는 나무를 기부할 수 있어요. ※ 기부된 나무는 ‘생명의숲’에서 계획된 일정에 따라 식재될 예정입니다. ※ 식재 완료 공원(
www.ehyundai.com
해당 링크에 들어가 정독을 해보면 알 수 있는데, 결국 전문을 아주 압축적으로 요약하면,
1. 묘목을 구매하면 기부가 되어 서울 어딘가에 심어짐
2. 특정 지역 두 곳은 직접 가서 나무를 심을 수 있음
이것이라... 어? 그렇다면 당장하자. 가 되었다.
나무 묘목은 3월에 웹페이지에서 충동구매로 당시에 2종 질렀고, 이후엔 느긋하게 기다리다가 식목일이 임박할 즈음에 서울마이트리 측에서 연락을 받고 구체적인 집합장소 및 시간 등을 공지받아 출석했다.

우리는 월드컵 공원에서 진행했다.
들어가면 목장갑을 제공해주고, 손목에 띠를 둘러줬는데, 묘목마다 심어지는 구역이 달랐고 구역마다 띠 색을 다르게 지정해줘서 2종을 지르는 바람에 띠를 두 개나 둘렀다.

4월 이후에도 행사가 있었다곤 하나 가보진 않았고 이후에도 같은 형식으로 진행됐는진 잘 모르겠지만...
만약 같은 식으로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 해당 행사에 참석하는 후발주자는 나무를 웬만하면 1종만 구매하길 권장해본다.
집합한 당시에 느낀 점.
가족단위로 모인 사람들이 참 많았다. 각 가정의 어린 2세에게 나무 심기라는 체험활동을 시켜주는 목적이 확실해 보이는 분들이 많아 보였다.
이분들은 대체로 작은 묘목을 심는 곳에서 열심히 아이와 함께 활약을 하고 계셨고, 본인은 다른 구역에 갈 틈이 없었어서 본인이 산 묘목을 모르는 누군가가 잘 심어주길 기도하면서 넘겨버렸다.
그럼 본인은 뭘했느냐...
큰 나무가 좋아서 최소 1미터는 넘는 큰 나무를 심었다.
큰 게 좋은 걸 어쩌겠는가...
아기들은 작은 모종삽으로 작은 나무 심어.
나는 큰 삽으로 큰 나무 심게.

당연히 저 많은 걸 내가 다 심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홈페이지에서 구매한 묘목 수는 정해져 있고, 왜 저렇게 많이 쌓여 있냐면 구매만 하고 나무 심기 활동까지는 참석하지 않기로 한 분들의 묘목을 그냥 싸그리 갖다 놓아서 이런 모습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그냥 자기 것 심고 시간 남고 심심하면 더 심어보다 가면 되는 거고, 남는 나무들은 거기 계시던 담당자 분들께서 알아서 심어주시는 시스템인 건데...
이런 거 보이면 괜히 힘내게 되는 게 한국인 습성이 아닌가.
사람들 하나 둘 떠나는데 본인은 제 몫을 다 심고도 멈추지 못했다.

다른 영역에서 본인 몫을 심고 온 ㄹㅇ 씨가 내게 아직도 심고 있냐 묻기에...
아 그... 뒤에 있는 것들이 신경 쓰인다, 라고 했던가
그랬더니 이 사람이 이걸 또 묵묵히 도와준다.
성실하고 착한사람...
최소 스무 그루 이상은 심었던 것 같다.
삽질을 계속해서 하니 땀이 다 흐를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이게 운동이지...
그리고 이후 한 달 뒤 나란히 홈페이지에 박제됐다.

그리고 내가 애쓴 만큼 다른 구역 사람들도 애쓴 모양인지 다른 구역의 내 영역2에도 작은 나무들이 잘 심겨져 있었다.
작은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힘내서 심었을 거라 생각해보면 꽤 기분이 좋아진다.
큰 나무는 어른들이 처리해줬으니 걱정말라.

힘들긴 했는데 뿌듯한 듯도.
어쨌든 버킷리스트 중 한 항목을 이렇게 달성해낸 것이다.
참고로 해당 행사에서 퇴장할 즈음엔 기념이 될 만한 금속 뱃지를 주최 측에서 제공해 줬다.


막노동을 어쩌다 보니 꽤나 했으니 배를 채운 내용도 써야 옳을텐데, 내 기억으로 이 날 식사를 월드컵 공원 근처에서 한 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한 다음 또 이동해서 전시를 갔었던 것 같다.
그러니 지역이 아예 달라져버리니까 식사 내용은 뒤로 빼봐야겠다.
대신 공원 안에서 찍은 벚꽃 사진을 조금 더 첨부한다.


서울마이트리는 더현대에서 주최하는 행사이니 만큼 웬만하면 내년에도 또 열리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시기가 다가오면 다른 사람들도 참여해봤으면 좋겠다.
썩은 공기의 도시에 나무는 역시 다다익선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