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감상/영화

판도라 행성은 실존한다니까요?

쌀포대 2023. 1. 22. 04:05

남들 다 보러 갔다는 영화, cg가 미쳤다는 영화, 어쩐지 다녀오기만 하면 인간혐오가 심해져서 돌아온다는 영화
아바타 2: 물의 길을 보고 왔다

사실 개봉한 지는 꽤 됐는데 본인이 SF를 굉장히 사랑함과는 별개로 지나치게 늦게 간 감이 있다
좋은 아이맥스 자리를 탐내다가 매 번 실패로 돌아가고 그 와중에 해야할 일도 꽤 많았어서 여러 사정이 꼬여 많이 미루어졌고, 여행을 가기 전에 보고 싶었고 그래서 지금 보고 온 것도 결국 아이맥스도, 3D도 아니고 그냥 2D로 보고 왔다
타협을 많이 하고서 저렇게 가게 된 건데 오감을 충분하게 자극시킬 기회를 놓친 것 같다는 점에선 조금 아쉽다만 그래도 안 보는 것보단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라도 보게 됐다

연휴의 첫 시작날이기도 하고, 인기도 많은 작품인지라 2D였음에도 상영관의 조금 뒷쪽에서 보게 되었다
기본 세팅 자체를 아쉽게 했음에도 시각과 청각적인 요소들이 분위기를 강력하게 압도해서 크게 부족함을 느끼진 못한 것 같다

기본적인 개요는 아래 이미지를 참고

영화 설명, 출처는 CGV

사실 아바타 맨 첫 번째 작품을 본 지 꽤 오래 된 지라 내용이 세세하게 모두 기억나진 못했고, 그 때 인간 남자가 나비족 아바타를 써서 나비족 여자랑 사랑에 빠진 정도는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아예 자식들도 생겨버리고 가족이 완성됐다고 하니 참 신기한 기분이 들고 그랬다

어쨌든...

영화가 처음 시작했을 때 초반부를 보면서 참 기분이 복잡했다

나는 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 원래도 환경을 파괴하는 인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서 판도라 행성을 파괴하는 인류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만 해야 맞는데...

커다란 기계장비들, 로봇 같은 것들의 그래픽이 너무 멋있고 음향까지 기가 막혀서 거기에 홀리느라 자꾸 자아가 둘로 나뉘어서 싸우는 거다

아바타2에서 봤던 영상 속 내가 반한 장면이 아니긴 한데 저렇게 생긴 건 맞다

빛이 딱 우주선을 쬐어 주면서 광택이 쫘악 반사되는데 그 장면의 구도나 연출의 멋이 있는데 이게 말로 설명이 안 되네

하여튼 입 다물고 영화를 보긴 하지만 속은.... 와 우주선 폼 미쳤다, 아니 저 자식들이, 근데 로봇 왜 이렇게 멋있어,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와 아니 메카 때깔이, 이 놈들이 다 부수네 다 부숴 ...

그냥 지구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면 안 돼? 잘 생긴 기계로 하는 짓이 개판이라 머리가 아팠다

어쨌든....

아름다운 크리쳐부터 첨단과학의 정점 각양각색의 메카까지... 아바타는 인외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진수성찬 뷔페가 맞다

 

스포일러가 되지 싶어서 줄거리 전체를를 하나하나 언급하기엔 어렵겠으나 줄거리는 개요에 충실하게 시작되면서 판도라 행성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비 부족을 아름다운 시각적 연출과 함께 보여주고, 환경과 생존에 대한 큰 주제와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보여주며 빈 틈 없이 기승전결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권선징악에 가까운.. 대중적으로 안정적이게 받아들여질 듯한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다

 

영화를 아직 안 본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으나 아직 안 본 사람이 볼 지 말 지 망설이고 있다면 조심해야 할 부분으로 폭력, 전쟁, 신체상해, 살인, 동물학대, 반려동물의 죽음, 친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 정도를 주의하면 될 것 같다

조심해야 할 부분을 더 찾으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당장 떠오르는 건 저 정도

 

줄거리를 다 까기 보단 어떤 것들이 마음에 들었는지를 조금 더 언급해봐야겠다

밑에 나올 이미지들 출처는 공식 트레일러 영상이다: https://youtu.be/kihrFxwdMb4

일단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로아크였다

설리집안 차남

아바타1에서 판도라의 나비족 여자 네이티리와 눈이 맞았던 인간남자 제이크 설리가 나비족인 채로 아예 살아가면서 네이티리와 함께 부부생활을 했을 거고 그 슬하에 있던 자녀들 중 둘째아들이 로아크다

내가 본 이 친구는 성정이 불같은 면이 있고, 직면한 상황에서 주어진 임무나 명령에 반드시 따르기보단 독단적인 행동을 하려고 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었다

좋게 보면 용감하고 호기로운 성격일테고, 나쁘게 본다면 음... 제멋대로인 성향이 있다?

사실 로아크의 작중 행적을 보면 누군가는 너무 나댄다거나, 발암이라거나..? 라는 의사를 비칠 수도 있을 법한 편인데

그렇게 자신의 고집과 신념을 관철하는 의지력이 굉장히 매력이 있고 그 고집 덕분에 새로운 상황을 개척하거나 위기의 순간에 기지를 발휘하는 식의 상황이 일어났기 때문에 어느 조직이든 한 명 즈음은 있어야 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성인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참작이 있다고 생각이 들고..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도 작품의 맛을 살리니까

무엇보다 가장 매력있었던 것은 툴쿤과의 장면과 서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로아크가 만나는 특별한 툴쿤과의 이야기가 이 작품에선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좌 나비 로아크 우 툴쿤 파야칸

저 특별한 툴쿤의 이름이 파야칸이랬는데 글쓴이의 아바타2 최애는 다 제치고 파야칸이다

저 고래같이 생긴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눈물나는 서사가 있는데 이게 정말 끝내주고 사람 가슴 미어지게 한다

스포일러가 될테니 여기서 내가 쓰진 못한다만 사람들이 저 친구를 그냥... 고래같이 생긴 생명체.. 즈음이 아니라 약간의 인간 비슷한 무언가라고 생각한 다음에 저 친구의 스토리를 인간적인 비유를 거쳐보고 다시 한 번 상기해 봤으면 좋겠다

가지고 있던 서사를 곱씹어 보면 처음 등장할 때의 연출도 전부 의도된 거였음을 알 수 있어서 소름이 돋는 편이며...

간지나는 상툴쿤이라니까 미친다고 진짜로

마지막까지 멋있게 나오기 때문에 최애로 선정함에 후회는 없다

 

가장 인상깊은 인물도 있었는데 이름이 키리였다

설리집안 셋째.. 셋째인가? 아무튼 딸내미 키리

이 친구는 출생의 사연부터 특이한 편이고

그 특이한 출생에서 무슨 돌연변이 특성이 발생했는진 모르겠으나 (아예 관련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바다라는 곳에서 키리는 굉장히 빠르게 적응하다 못해 남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퍼포먼스들을 보여주곤 하는 것이다

그게 연출도 너무 예뻐서 눈뽕이 기가 막힌다

그렇게 자연과 하나가 된 채로 바닷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보여줄 때마다 뭐라고 비유하면 좋을까 바다의 정령? 바다의 신? 그런 느낌도 들었다

이 친구도 정말 특별하고 멋진 캐릭터니까 사람들의 머릿속에 많이 남겨졌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그 외에 또 인상적인 인물이 있긴 한데, 스포를 최대한 안 하겠다고 못을 박은 입장이라 이 아저씨를 내가 너무 구체적이게 언급하면 안 될 것 같다

정말 곰곰이 곱씹어가면서 작품을 리마인드 하니까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캐릭터들이었다

여유가 많았다면 두 번, 세 번 재탕을 뛰었을 지도 모르겠다

 

아 그리고 사진 구하려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다가 웃긴 짤들을 모아둔 사이트를 찾았다

내가 생각날 때마다 들어가서 보려고 여기다 링크 좀 붙여 놔야겠다: https://theqoo.net/index.php?mid=dyb&document_srl=2678710184 

 

보다보면 공감되다가도 개웃긴 아바타2 리뷰들 - 드영배 카테고리

가장 공감되는 리뷰,, 나도 판도라 행성 이주해서 멧케이나 족이랑 같이 수영하고 살고싶음 ㅋㅋㅋㅋ 다들 꼭 봐 두 번 봐  2D봐 3D봐 4D봐 판도라 영화촬영 행성원정설은 진짜다

theqoo.net

재탕하러 가기엔 어려우나 오래 추억하고 싶은 작품이므로 생각날 때마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거나, 인터뷰 영상 같은 것을 찾아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 같다

탄탄하게 빌드된 세계관 위에 만들어 올린 영화.. 그래픽이 정말 엄청나게 화려하고, 거기에 cg라는 것이 부자연스러움을 조금도 보여주지 않아서 모든 것이 진짜 가서 찍어 온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판도라 행성은 실존하고 지구인들이 숨겨두었던 우주항공기술로 진짜 판도라행성을 찾아서 찍어 온 게 맞고 미친소리는 1절만 하면 충분하니까 여기까지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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