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시 기록으로 다시 돌아왔다.
제목이 워낙 길어서 굳이 두 번 쓰진 않으련다.
사실 예술쪽으로 무슨 전문적인 지식이 전무한 입장이라 고작 감상문 쓰는 것이 그렇게까지 어려울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부담으로 느껴지나 싶지만서도...
약간 그런 것 같다.
내가 보고 느낀 감동의 반의 반의 반절만이라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좀처럼 되지가 않으니까.
아쉬워서 자꾸 미루게 되나보다. 그러니까 전형적인 게으른 완벽주의 발 고질병인 것이지...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 본다.
이번 또한 해당 전시의 구체적이고 학술적인 개요 정보는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www.myartmuseum.co.kr/exhibit/exhibit_ing.php?ptype=view&prdcode=2401160001&page=1&catcode=10000000
꽤 많은 수의 아티스트들이 라인업으로 열거돼 있으며 작품 수 또한 75점에 달해 절대 볼륨이 작지 않다.
한국에서 생소한 북유럽과 스웨덴 미술을 알리고자 한다는 전시 취지가 돋보인다.
마이 아트 뮤지엄으로 향하는 길.
서울 2호선 삼성역 인근에 있다.
이번도 티켓은 정가보단 저렴하게 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체로 전시 소식이 뜬지 얼마 안 됐을 때 얼리버드로 티켓을 구매하기 때문에.
이번의 경우엔 ㄹㅇ 씨가 먼저 알려줘서 해당 전시의 존재를 알게 됐긴 하다.
그러고 보니 그냥 먼저 같이 보러 가자길래 아무 생각 없이 좋다고 따라 갔는데 생각해보니 왜 이 전시를 골랐는지, 원래 이런 화풍을 좋아하는지 묻질 않은 것 같다.
아니면 이미 물었는데 바보 이슈로 까먹었다면... 이라는 전제가 차라리 더 희망적이겠다.
만약 정말 아예 물어본 적이 없다면... 이거 인간이 나무심기에 몰두하다가 너무 무관심해버렸는데? 종종 편지까지 주고 받는데도 이 생각을 이제야 떠올리다니... ...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다시 전시 얘기로 돌아와서.
배터리 이슈로 작품 사진을 당시에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촬영한 건 어느 정도 올려 보겠다.
본인은 풍경화를 참 좋아한다.
인간의 비중이 적을 수록 더더욱 좋아하는데, 아예 없음이 베스트이나 그에 못지 않게 인간이 나오긴 하되 아주 작게 나오고 배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그림도 꽤 좋아한다는 인지가 있다.
그런 면에서 이 그림들을 그렇게 찍었던 듯 하다.
초장에 사진을 참 많이 찍었는데 그림을 구경하면서 든 생각이 화풍이 대체로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 섬세한 느낌인 것 같다는 감상이었다.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묘사에 이게 정말 사진이 아니라고? 싶은 그림들이 계속해서 나오니 한참동안 구경하게 되는 맛이랄까.
액자에 닿지 않을 정도의 안전거리는 확보하고 가까이서 잘 살펴 보면 그림이 맞긴 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감히 흉내낼 엄두도 못 낼 정도로 경이로울 정도의 섬세함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이 그림도 정말 마음에 들어서 찍었다.
건축물의 모양새와 구도, 그리고 날씨가 반영된 듯한 색감에 물기 어린 석재 계단의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지금 이거 쓰다 보니 기억이 났는데, 예전에 ㄱㄱ 씨와 빅토르 바자렐리 전시를 갔을 적에 유채로 그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지를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유채는 쌓아 올릴 때 말리지 않으면 위에 덧그릴 수가 없는데 마르는 건 또 한세월이랬던가? 안 말리고 무작정 얹어버리면 어떤 대참사가 나는지 또한... 이게 왜 이제야 갑자기 기억이 난 것이지? 아무튼...
...
여기 그림들을 보면 옆켠에 무엇으로 무엇에 그렸는지가 간략하게 나와 있는데 ... '캔버스에 유채.'
옛날의 화가들은 참 대단한 사람들이었구나 싶어진다.
아래엔 동물 그림들을 첨부해 본다.
이 그림들 참 인기가 많았다. 사람들이 한참 동안 멈춰 서서 구경하고 찍기 바빴던 그림들.
화풍 자체가 따뜻하고 섬세한 탓에 작고 귀여운 동물과의 시너지가 대단해 사랑스러움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이 작가는 동물에 대한 어떤 신념이 있었던 듯 했다.
아예 이 작가의 어록 같은 한 문장이 벽에 새겨져 있었는데 꽤나 인상적이라 카메라가 절로 갔다.
이 전시에서 또 돋보였던 것들 중 하나는 여성 작가들의 활약을 한 구역의 테마로 삼아 작품을 모아 전시를 했다는 것이다.
전시관에 붙어 있던 설명을 읽어 보자면 교육의 기회가 여성에게 제공되는 것이 얼마나 뜻 깊은 일인지 새삼 체감이 되게 하는 기회를 준다.
많은 그림이 있었지만 그걸 다 찍지는 못했고 일부만 촬영했다.
저 윗쪽 그림은 왜 그렇게 자꾸만 머릿속에 아른거렸는지,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아 MD로 마그넷을 하나 구매하게 됐다.
이 전시에서 마그넷을 2연속으로 사면서 '마그넷을 수집해 전시 도장깨기의 결과물을 만들어야겠다' 라는 원대한 계획이 수립됐던 것 같다.
저 그림의 유채 쌓인 모습과 색감이 신기해서 클로즈업 샷을 더 찍었던 듯 하다.
이 이후로도 정말 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앞서 언급한 배터리 이슈로... 더 첨부할 것이 없으니 슬슬 글을 줄여야겠다.
좋은 전시였다. 취향폭이 넓은 편이어도 그 와중 걸러지는 분야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인데 이 전시는 취향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편이어서 좋았다.
그러고 보니 당일날 삼성역 근처에서 관외투표로 사전투표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쩐지 전시를 관람하던 와중 다리가 아파져서 앉을 곳을 찾게 되더라니 이 날 걸어다닌 경로가 생각보다 길었던 것 같다.
ㄹㅇ 씨는 튼튼해서 신체적으로는 끄떡 없어 보였지만 ... 나는 그나마 단련해서 이 정도 수준이 된 거라는 게 조금 눈물이 나는 것 같다. 🥲
코엑스 건물에서 마신 음료로 글을 끝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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