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감상/전시

2024 전시 관람 기록 - 2. 빅토르 바자렐리 : 반응하는 눈

쌀포대 2024. 11. 8. 14:03

블로그 챌린지를 꾸준히 도전하기 위하여...

두 번째 기록은 1월 26일에 다녀온 빅토르 바자렐리의 '반응하는 눈'(예술의 전당) 전시이다.

https://mcst.go.kr/kor/s_culture/culture/cultureView.jsp?pSeq=40657

문화예술공연 - 빅토르 바자렐리 : 반응하는 눈 | 문화체육관광부

빅토르 바자렐리 : 반응하는 눈 분야 전시 기간 2023.12.21.~2024.04.21. 시간 10:00 ~ 19:00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 | 예술의전당 요금 성인 : 20,000원 청소년 17,000원 어린이 : 14,000원 문의 1661-1079

mcst.go.kr


이 블로그보다 조금 더 학술적이고 구체적인 전시 개요 및 정보는 위의 해당 링크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내 경우엔 다녀온 지도 꽤 된데다 이 분야로는 알못에 가깝다 보니 뭘 아는 체 하며 쓸 깜냥도 안 되고 정말 그냥 일반인으로서의 전시 감상 후기만 쓸 거니까.

아무튼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이미지 출처: 문체부 - http://www.mcst.go.kr/kor/s_culture/culture/cultureView.jsp?pSeq=40657

아니 내가 미쳐가지고 1달 동안 전시를 두 번이나 갔다고? 웃기지 마라, 하며 캘린더 기록을 뜯어 보나 찍었던 사진의 메타 데이터를 뜯어 보나... 하나 같이 "응! 너 2번 갔어!" 하고 있으니 눈앞이 아득하다.
그렇게까지 전친놈은 아닌데 말이다, 진심으로...

기록이 이렇다는 건 또 밤을 새고 전시를 갔었다는 건데. 이 날의 기억을 곱씹어 보니 이번 또한 피곤에 찌들어서 비몽사몽 전시장을 갔었던 기억이 또 어렴풋이 난다...

그럼에도 괜찮았다.
전시는 앉아서 보는 것도 아닌데다 커다랗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당장은 잠을 쫓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귀가한 뒤엔 바로 죽겠으나...

아무튼 tmi는 이 정도로 줄여보자.

입장권과 팜플렛

이 전시는 주로 함께하던 분이 아니라 지인 중 한 분인 ㄱㄱ 씨와 함께 가보았다.
ㄱㄱ 씨는 미술 계통 전공자 출신이신 만큼 전시 관람에 지대한 관심이 많았고, 당시에 크게 기대하고 전시장에 가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전시장에 들어서서 작품을 감상하며 참 좋아하셨다.
저런 백스토리가 있으셨던 터라 뭔가 나와 같은 것을 동시에 봐도 눈에 들어오는 게 더 많아 보였다.
생각나는 것을 조금만 썰을 푸셔도 도슨트의 작품 설명 못지 않은 컨텐츠였어서 즐겁게 들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뭐라 말씀하셨는지 한 해가 다 끝나가는 지금 시점에선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죄송해요—!

전시장 초입에 보이는 전시 개요

맞다, 이번 입장도 어쩌다 보니 도슨트 시간과 겹쳤는데... 이번 또한 겹치는 구간에서만 조금 주워 듣다가 쿨하게 보내드렸다.
나야 원래 사람이 정도 이상으로 바글바글해지면 환멸이 나니 보통 평일 관람을 선호하는 데다가 도슨트 무리를 마주치면 아... 그냥 가세요... 하는 편이고,
ㄱㄱ 씨는 도슨트의 페이스를 따라 가느라 애쓰기 보단 느긋하게 감상하고 싶은 이유라고 하셨다.
충분히 납득이 되었다.
2번 글에도 재차 강조하지만 도슨트에는 악감정이 없다.

옵아트에 대한 설명

이 전시의 가장 하이라이트가 되는 메인 테마는 저 '옵아트'이나 빅토르 바자렐리가 옵아트라는 장르에 돌입하기 전, 어떤 라이프패스 속에서 어떤 경험과 이력이 쌓인 끝에 이런 장르에까지 도달했는지를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였기에 더더욱 구성이 풍성하고 몰입이 되었다.

설명글 1
설명글 2
설명글 3

이전 글에도 언급한 말이지만, 이렇게 테마에 따라 구역 단위로 나뉘었을 때 해당 구역에 들어가면서 그 구역 작품 전체를 통틀어 꿰뚫는 서사를 한 번에 눈에 들어오게 설명을 써주는 게 도움 없이 관람을 느긋하게 진행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나중에 오래도록 기억하고 안 하고와 관계 없이 일단 당장의 전시 관람에 몰입할 땐 그렇다...

이제 가장 인상깊었던 옵아트 그림들을 몇 장 올려봐야겠다.

작품 1
작품 2
작품 3

그러니까 나는... 인간이 이런 컴퓨터 그래픽으로나 찍어낼 수 있을 법한 그림을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길이와 색채의 계산만 가지고 기계 만큼 정교하게 그려낼 수 있다는 걸 믿기 힘들었던 것 같아...

저걸 진짜 연필로 일단 형체 잡고 색칠할 부분들은 다 숫자 써서 무슨 색 칠할 지 전부 계산해서 지정한 다음에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붓칠해낸다는 점에서 어떤 광기를 느꼈다고 봐야겠다.
예술하는 인간들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밈에 이 날 또한 하나의 빅데이터가 축적되었다.
공포에서 기인한 경외심... 너무 신기해서 작품을 정말 많이 촬영했는데 내가 귀찮으니 저 정도만.

아 그리고 전시공간이 참 깔끔하고 작품에 더 몰입을 유도하는 분위기라 좋았다.
신경 써서 눈에 보이는 모든 공간을 가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벽과 바닥을 채우는 색부터 작품 사이사이 거리까지 계산되지 않은 부분이 없겠거니, 하는 생각을 해보면 참 입장료가 아깝지가 않았다.
막말로 얼리버드 잘 구하면 영화표보다 싼 것을.

전시장의 공간 구성이 좋다
색조합이 참 예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즈음에서 마무리로 들어가 봐야겠다.
이 전시 구성에 영상 자료도 있었는데, 영화관처럼 구성해서 내부가 어두웠고, 영상 길이가 꽤 길고 나레이션이 고요하고 잔잔해서... 요컨대 졸렸다.
그래도 맑고 건강한 정신으로 봤다면 영상의 끝까지 집중했을텐데 상태가 상태였던 터라 불행하게도 끝까지 보진 못했다.
사람은 역시 잠을 잘 자야한다...

그러고보니 이 때에도 전시 MD에 욕망이 없었어서 그만....; 혹시 해당 전시 마그넷 굿즈 가지고 계신 분 계시면 원가양도 긍정적으로 고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개 수배 글 맞아요...

애매해서 글의 뒤로 뺐는데 전시 시작 전에는 강남의 고에몬이라는 곳에서 식사를 했었다.
이게 오므라이스랑 리조또던가?

메뉴명이 가물가물하다 ...

맛...있었다! 그랬던 기억이 난다.
먹으면서 일상 얘기를 많이 나눴었던 것 같고,

전시가 끝난 뒤엔 교대역 부근으로 이동해 챱챱케이크 라는 가게에서 디저트를 먹었다.
케이크를 참 예쁘게 만들고 (맛도 섭섭하지 않음) 음료도 디저트랑 잘 어울리는 터라 개인적으로 좋은 가게라고 생각한다.


일정이 마무리될 즈음에 ㄱㄱ 씨께서 오늘의 전시가 무척 만족스러웠으며 다음에도 또 불러달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제가 선약으로 팔려버린 일정이 꽤 많다만 일정이 된다면 물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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